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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학원 선양조선족기업가협회 회장]조선족 기업가 간 동반자적 교류와 상생 토대 마련.

“조선족투자회사 한중 무역 교두보 역할 할 것”
“가성비 높인 노니 음료 곧 출시할 예정”

중국 내 조선족 기업가 간 소통과 교류의 장을 마련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협회를 주축으로 한 네트워킹을 통해 서로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 113일 임기를 마치고 이임한 강학원 선양시조선족기업가협회장은 그동안의 소회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강 회장은 20154대 회장으로 취임해 5대 회장을 연임, 4년간의 임기를 지냈다. 특유의 응집력을 바탕으로 다른 지역 협회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소통을 활성화해 선양시조선족기업가협회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한국언론기자연합회는 강 회장에게 2019년 글로벌 재외동포대상 모범경제인 부문상을 수여하고 인터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선양시조선족기업가협회, 지역사회 이바지하는 다양한 후원사업 펼쳐

 

2004년 설립된 선양시조선족기업가협회는 선양시 최초의 조선족 민간단체로 경제단체들 가운데 가장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370여 개 회원사가 활동하고 있으며 250여 명의 차세대 회원들이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강 회장은 선양시조선족기업가협회만의 특징을 묻자 특유의 응집력을 꼽았다. 선양시 협회는 유독 결집이 잘 되고 지역에 대한 애정이 높다는 것. 그에 따르면 선양시 조선족 기업인들 대부분은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다. 선양시가 높은 경제발전을 이루면서 자연스럽게 고향에서 활동하는 경제인들이 많아졌을 것이라는 게 강 회장의 설명이다. “선양시는 동북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도시로 인구수가 천만여 명에 달합니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지역에서 충분히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곳이기에 토박이 사업가들이 많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단체도 많다고 한다. 노인협회, 부녀협회, 문학회, 기업인협회 등 다양한 협회가 활동하고 있고 선양시조선족기업가협회 역시 이들 협회를 후원하는 방법으로 지역사회에 이바지해왔다. 회원사들을 위한 법률적, 행정적 자문과 해외 진출을 위한 판로 개척을 지원해 온 협회는 한족이나 북한에서 자문해 올 만큼 대표적인 경제인 단체로서 자리매김해 왔다.

차세대를 위한 지원도 꾸준히 실천해왔다. 협회에서 발판을 마련해주자 차세대 회원들끼리 팀을 꾸려 사업을 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회원 수 또한 3명에서 257명으로 많이 늘어났다. 또한, 지역 내 우수 학생과 교원을 선발해 장학금을 수여하기도 했다. 조선족 문학을 살리자는 취지로 랴오닝성 조선족 문학회에 매년 후원을 보내는 것도 잊지 않고 해 온 일이다. 학생 민속 장기자랑 대회 후원과 33개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골든벨 행사 후원 역시 강 회장에게 뿌듯한 일로 남는다.

 

   


회원사 간 소통 장 마련, 동반 상승효과 끌어내

조선족투자회사 출범 코앞, 가교 구실 톡톡히 해낼 것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보람 있는 동시에 기억에 남는 일은, 회원들 간 교류를 활성화한 것이다. “그동안 각 협회의 회장들끼리만 교류해오던 것을 회장 취임 후 전 회원들 간 만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심양, 무순, 단둥, 리양 등 4개 협회의 회원들이 1년에 4차례 만나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했죠.”

이 일이 계기가 되어 지난해에는 랴오닝성에서 10개 도시의 기업인들이 모여 교류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단다. 이어 대규모 행사인 조선족 민족절을 심양에서 개최해 협회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고. “120여 개 기업이 모여 각 기업의 상품을 교류하는 시간을 마련했는데 하루 만에 부스에서 천여만 원의 판매를 한 업체도 있었어요. 소통하는 것만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냈죠.”

여러 활동을 통해 공로를 인정받은 강 회장이지만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선양뿐 아니라 중국 전 지역의 기업인들이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문을 열고 공유할 때 동반 상승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을 알기에 누구보다 활발한 네트워크를 바라는 그다. 강 회장의 이러한 바람은 조만간 출범할 중국 조선족투자회사를 통해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여간 그는 이 투자회사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조선족투자회사는 전국의 조선족 기업가가 투자할 수 있는 회사로 각 회원사의 상품을 한곳에 모으는 기능을 하게 된다. 조선족 기업과 한국의 기업이 교류해 각각 한국과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하자는 것이 설립 취지다. “회원사의 이익을 넘어 민족에 이바지할 방안을 오랫동안 고심해 왔습니다. 이 일은 어느 곳보다 강한 결집력을 자랑하는 선양지회가 해야 하는 일이며,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현재 이와 관련한 인적·물적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라고 전하는 강 회장은 임기는 끝나지만 차기 회장을 도와 사업 성공을 위해 끝까지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협회를 끌어오며 어려움은 없었을까. 강 회장은 웃으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글로 쓰면 3일은 써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인협회 회장이라는 자리가 결코, 쉽지만은 않은 자리였을 터다. “조선족들은 자존심이 특히 센 민족입니다. 그러니 더 아우르는 일이 어려웠죠. 하지만 자존심이 센 만큼 마음을 열면 누구보다 열정적인 이들이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되려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삶의 중요한 교훈도 얻었다고 했다. 회장으로 전국을 돌며 여러 사람과 만날수록 자만심을 버리게 되더라는 것. “우수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녀보니 시야가 넓어지더라고요. 자신을 낮추는 미덕과 겸손을 배울 수 있게 되었죠.”

전 회장으로서 강 회장은 회원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협회 활동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익 관계만을 생각해서는 지역에 또 민족에 기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취임식 때 그간의 활동 내용을 영상으로 회고하는 시간을 한사코 사양했다는 강 회장. 이제 후임 회장과 회원들이 만들어 낼 성과를 바라보며 응원과 격려를 보낼 참이다.

 

    

효능 높이고 가격 낮춘 노니 음료 출시, 3월 한국서 판매 시작

 

강 회장은 건설업으로 사업을 시작해 현재 무역회사와 제조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 제품을 들여와 중국 시장에 활발하게 판매해 왔는데 사드 사태 이후 적잖이 고전 중이라는 그는 오늘날에 오기까지 여러 가지 고생을 많이 해 왔다고 털어놨다. 조선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당할 때도, 결제 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공들여 쌓은 탑을 한순간에 잃기도 했다고. 그럼에도 건재할 수 있었던 건 사업가로서 신뢰를 잘 쌓아 온 덕분이었다. 다행히 2016년 설립한 자동차 부속품 제조회사가 견실한 성장세를 보여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지난해부터는 식품 제조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해남에 노니 음료 제조회사를 설립해 현재 제품출시를 앞둔 상태다. 노니(Noni)는 괌, 하와이, 피지, 뉴질랜드 등 남태평양 지역에서 서식하는 열대성 식물로, 감자 모양의 열매를 음료나 분말 형태로 가공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항산화 물질이 풍부해 노화를 예방하고 당뇨병, 심혈관 질환, 두통, 관절염 등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해독작용에도 효과가 있어 최근에는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강 회장이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건 우연한 기회에서 비롯됐다. “한국에 방문했다가 노니를 접하게 됐어요. 여러 가지로 효능이 뛰어나다는 말을 듣고 중국으로 가져와 기관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실제 몸에 좋은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거든요.”


 

성분 분석 결과 유익한 성분이 함유되어 있음을 확인한 그는 상품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본격적인 제품 제조를 시작했다. 사람이 직접 섭취하는 식품인 만큼 효능을 확인하는 과정을 다시 한번 거쳤다. 150여 명을 상대로 6개월간 효능 시험을 진행한 것. 그 결과 99%의 참가자들이 효과를 봤다고 반응했다. “가족에게 가장 먼저 시음을 부탁했어요. 보름 정도 지나자 평소 불편했던 질환이 개선됐다고 하더군요. 다른 참여자들에게서도 같은 피드백을 받아 제품에 대해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죠.”

제품이 가진 차별성을 묻는 말에는 화학 첨가물을 넣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첨가물 없이 노니 추출물을 발효시켜 제품을 만들었다는 것. 저렴한 가격 또한 차별성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노니 음료는 이윤보다 대중의 건강에 이바지한다는 마음으로 만든 제품입니다. 현재 판매되는 제품보다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판매할 생각입니다.”

강 회장의 노니 음료는 한국에서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판매 시기는 오는 3월부터다.

 

 

가족의 힘으로 어려움 이겨내, 동북창업창신총장으로 봉사 이어갈 것

 

강 회장의 삶이 늘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젊은 나이에 사업에 뛰어들어 크고 작은 고비를 여러 차례 넘겨 온 그는 급기야 2005년 십수 년 이어오던 건설회사가 부도를 맞는 시련을 겪었다. “20억여 원 규모의 큰 부도였어요. 조선족이라는 이유로 말 못 할 불이익을 받아오며 힘겹게 키운 회사였던 만큼 좌절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오래 주저앉아 있진 않았다. 좌절한 순간부터 일어설 채비를 시작한 강 회장이었다. 이러한 큰 시련 속에서 그는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었을까? 그는 부친의 격려가 무엇보다 힘이 됐다고 밝혔다. “군인 출신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저를 강하게 키우셨어요. 그래서인지 어려운 일에 쉽게 지치지 않는 강단 같은 게 제게 있어요. 부도를 당했을 땐 버팀목이 되어 주셨어요. 힘들지 않으냐고, 소주 한잔하자며 조용히 위로를 건네셨죠.”

오랜 시간 인연을 맺으며 그를 신뢰해 온 주변 지인들의 도움 역시 회복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강 회장은 자신을 믿고 어려운 순간 먼저 손을 내밀어 준 고마움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전했다. “신의가 없었다면 제게 누구도 도움을 보내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러한 도움이 있어 회복이 더욱 빨랐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끝으로 인터뷰를 마치며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이임식을 마치고 바로 중국 동북창업창신총회 회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지난 4년 동안 협회 일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느라 본의 아니게 가정에 소홀해 여간 곤란한 게 아니었는데요. 다시 임기를 시작해 당분간 계속 곤란할 것 같습니다. (웃음)”

동북창업창신총회는 회원 수가 1,000명에 이르는 경제단체로 강 회장은 앞으로 5년간의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동포 기업인의 성장을 견인하는 회장으로서, 또 여러 분야로의 도전을 멈추지 않는 사업가로서 계속될 강 회장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취재 : 최창근 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