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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학생 개개인의 다양성 존중되는 교육현장 만들 것, 오산고등학교

‘비즈쿨’로 기업가 정신과 문제해결 능력 높여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은 올해 청소년 비즈쿨운영학교 495개교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비즈쿨은 비즈니스(Business)와 스쿨(School)의 합성어로, 비즈니스 체험 교육을 통해 기업가 정신을 길러주자는 취지로 2002년부터 시행됐다. 다양한 체험 활동이 비즈쿨 운영 고교에서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자발적이고 진취적으로 동아리를 끌고 가는 학교가 있어 눈길을 끈다. 경기도 오산시에 있는 오산고등학교다.

 

비즈쿨 동아리 3년 연속 수상, 분야 다양해

2015년 처음 비즈쿨 운영학교로 선정돼 올해로 4년째 운영하는 오산고는 봉사, 인문, 진로, 학습, 예체능 등 다양한 분야의 동아리가 활성화되어 있다. 관심이 있어도 교과 외 활동을 접하기 어려웠던 인문계고 학생들에게 비즈쿨 동아리는 끼와 재능을 발산하는 출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김성환 교장은 설명했다. 머릿속에서만 막연하게 그려왔던 것을 실제로 체험해 보는 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비즈쿨이 단순히 기업가적 정신을 함양하는 데만 가치가 있지 않다고 김 교장은 말한다. 공통의 과제를 해결해가는 과정 자체에 또 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사소한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회적 가치를 새로 만드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이 학생들에게는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한규천 진로진학상담부장 교사는 비즈쿨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자신의 적성을 개발하고 몰두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어요. 방과 후와 주말을 이용해 열성적으로 참여하는데, 스스로가 동기를 부여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에서 열의가 느껴집니다.”

실제로 오산고 비즈쿨 동아리는 갈고닦은 실력을 여러 대회에서 유감없이 발휘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6년에는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주관한 ‘2016 미디어 페스티벌에서 진로 탐색 동아리인 진로도우미가 교육부 장관상을 받았으며 2017년에는 창업 동아리 요즈마클럽이 동 대회서 교육부 장관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이들의 성과는 빛났다. ‘2018 선플활동결과보고대회 및 시상식서 선플누리단 포돌이가 교육부 장관상을 받으며 3년 연속 교육부 장관상을 차지한 것이다. 이외에도 경기도 도지사상, 중앙대 총장상, 네이버 사장상 등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오산고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은 재학중뿐만 아니라 대학에 진학해서도 이어진다고 김 교장은 설명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분야이다 보니 대학에 가서도 해당 분야의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훗날 재능과 연결되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학생 다양성 존중하는 프로그램 시행해

1954년 개교한 오산고등학교는 지난 65년 동안 17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지역사회 인재 양성의 산실로서 자리해 왔다.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차별화된 교육방식으로 학생들의 진로진학 지도에 힘을 쏟고 있다고 김 교장은 말했다.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와 수학 교과 수준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심도 있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함입니다. , 최근 교과 외 활동 비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을 도입해 시행 중입니다.”

오산고는 강의 위주의 수업에서 학생이 주도하는 토론 수업 비중을 늘리고 동아리 활동 등을 활성화하는 등 변화를 꾀해 왔다. 또한,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는 데 도움을 주고자 전문직업인을 초청해 강연회를 열고 대학 탐방과 꿈 발표대회, 소그룹 직업인 멘토스쿨 등 한발 앞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 간 연계 직업 체험 행사 운영, 학생부종합전형 대비 다양한 체험 활동 등도 같은 맥락이다. 비즈쿨 역시 다양성을 존중하는 학교의 교육 기조와 결을 같이 한다.

이러한 교육 이념을 펼치는 데 있어 교사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할 터. 김 교장은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역량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립학교 교사들은 대부분 부임 후 한 학교에서 계속 근무하므로 책임감을 많이 느낍니다. 졸업 후에도 모교를 찾아 진로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졸업생들이 있을 정도로 교사와 학생 간 유대감 또한 끈끈하고요. 그래서 더 역량 개발에 열정적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졸업생들은 후배들의 멘토가 되기도 한다. 오산고는 매해 졸업생 초청 맞춤형 진로진학 컨설팅을 시행해 왔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이 지역의 유일한 인문계 고등학교였어요. 그만큼 졸업생들도 많고 걸출한 인물들도 많이 배출되었어요. 학교에 대한 졸업생들의 지지와 응원이 아주 대단합니다.”

김 교장의 말대로 오산고 동문회는 결속이 잘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배를 위해 동문회가 장학금을 내고, 행사에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김 교장은 전했다.


예바람운동 등 인성 교육에도 심혈 기울여

학교는 인성 교육에도 각별한 신경을 써 왔다. ‘예바람운동이 그것이다. ‘예의 바른 사람의 준말인 예바람은 기본 생활 습관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실천 의식을 내면화하고 정서 함양에 도움을 주기 위해 고안된 인성 프로그램이다. 인사와 질서, 청결 등 기본 생활 습관에 대해 교육하고 학생 스스로가 모둠을 구성해 지켜야 할 예의가 무엇인지 토론한다. “조직사고, 시간 관리 등 어른이 되어 필요한 품성을 가르치는 곳이 바로 학교입니다. 또래 상담과 마중 활동, 교사 멘토 등 인성 교육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35년째 오산고에 몸담고 있다는 김성환 교장은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늘 고민해 왔다고 한다. 그 결과 학생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아침에 집에서 기분이 좋지 않으면 학교나 회사에 가서도 기분이 좋지 않은 것처럼 선생님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학생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선생님이 행복한 학교라야 학생들도 행복한 법이죠.”

이어 김 교장은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수고하는 교사들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일반고등학교가 처한 현실이 여러모로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권리보다 책임과 의무가 강조되고 있다는 것에도 통감하고요. 그럼에도 꿋꿋하게 교단에 서서 사랑과 관심으로 학생들을 대하는 많은 선생님께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교장은 입시 제도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학생들이 저마다 다양한 개성을 지닌 만큼 입시제도 역시 다양한 관점에서 모색되어야 할 것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열린 관점으로 진로와 입시가 논의되었으면 좋겠어요. 저희 또한 다양성이 존중되는 학교 교육 현장을 만들어 가는 의무를 잊지 않겠습니다.”

 

취재; 김수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