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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좋은 습관, 인성 길러주고 싶어” 대전 은비까비어린이집 이경순 원장

‘2017 보육사업유공자 정부 포상식’서 국무총리 표창 받아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듯이 어릴 때 몸에 밴 습관은 어른이 되어서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유아기 시절 습관형성이 매우 중요한 이유이지요. 아이들에게 평생 갈 좋은 습관을 길러주고 싶어요.”

‘2017 보육사업유공자 정부 포상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이경순 대전 은비까비어린이집 원장의 말이다. 이 원장은 좋은 습관과 인성 함양을 교육 목표로 삼고 이와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해 오고 있다. 25년 넘게 유아교육 한 길을 걸어 온 그를 만나 이번 수상에 대한 소감과 그간 어린이집을 이끌어 온 이야기에 대해 들어봤다.

 


독서통장 프로그램숲 프로그램 등 자기주도 체험 교육 실시

대전 서구에 위치한 은비까비어린이집.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실내가 동화 속에 온 듯하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얼굴의 아이들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2004년 개원한 이 원에는 현재 90여 명의 원아가 다니고 있다. 개원 당시 원아 수가 30명이었으니 세 배가 늘어난 셈이다. “저희 어린이집을 다니던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었으니 시간이 흐르기도 많이 흘렀죠. 훌쩍 자란 아이들을 보면 새삼 세월을 실감합니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이 원장은 시대에 맞춰 변화를 추구하되 기본적인 교육의 틀만큼은 유지하려고 노력해 왔다. 좋은 습관과 인성을 길러주자는 교육 방침이 그것이다.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습관과 인성이라고 생각해요. 어릴 때 기틀을 잡아줘야 바르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죠.”

좋은 습관 형성을 위해 그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독서통장 프로그램이다. 원아들은 꾸준히 책을 읽고 독서 목록을 기록한 독서통장을 보며 성취감을 얻는다. “독서는 특히 습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을 실시하게 됐어요. 성취감을 맛 본 아이들이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며 책 읽기에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매달 여는 스피치 대회 역시 좋은 습관 형성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여러 친구들 앞에 서서 이야기하는 과정을 통해 발표 습관과 더불어 자신감을 얻는다. “처음에 쑥스러워 어쩔 줄 모르던 아이들도 발표 경험을 쌓으면서 차츰 의젓하고 자신 있는 모습으로 발전해요. 수 년 째 이 프로그램을 해 오고 있는데 아이들도 즐거워하고 학부모님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이 외에도 숲 교육 프로그램, 부모참여 수업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해 경험하는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리더란 자기 컨트롤부터셀프리더십 중시

이러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실시하는 데는 그만의 철학이 있기 때문일 터. 이 원장에게 교육철학을 묻자 그는 대답 대신 기자에게 리더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조직이나 단체를 이끌어 가는 사람이라는 지극히 교과서적인 대답을 하자 이 원장은 조금 다른 답을 내놓는다.

리더는 남을 끌어가는 것만이 아니라 내 자신을 컨트롤하고 이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조차 이끌지 못 하면서 남을 리드할 수 없는 법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스스로 자신의 일을 결정하고 행하는 셀프리더십 교육을 강조하고 있어요. 이를테면 다음날의 준비물을 준비하고 입을 옷을 결정하게 하는 것들이죠. 이것이 곧 리더십 교육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 스스로 일상의 사소한 일들을 선택하고 주도하면서 자신을 조절하는 힘을 기르고, 이 힘이 결국 조직이나 단체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는 말이다. 셀프리더십 교육은 그동안 이 원장이 강조해 온 습관과 인성 기르기와 맥락을 함께 하고 있었다.

남다른 철학으로 아이들을 교육하는 이 원장이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지 궁금했다. 그는 미래를 이끌어 갈 아이들과 함께 하는 매 순간 보람을 느낀다면서도 특별히 보람과 행복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렸다. 훌쩍 성장한 제자들이 찾아왔을 때다. “졸업하고 중학교에 간다고 졸업한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찾아 왔어요. 다니던 초등학교에 찾아가는 일은 있어도 어린이집을 찾는 건 드문 일이라 놀랍고 기뻤지요. 각기 다른 꿈을 갖고 자라는 아이들 모습에 감동을 느꼈습니다.”

 

교사 믿어 줄 때 교육 효과 더 커

매일 아침 이 원장이 빼 놓지 않고 하는 일이 있다. 긍정적인 자기암시다. “선생님들과 함께 긍정 문구를 외치며 하루를 시작해요. 오늘 하루도 웃는 얼굴로 아이들을 대하자는 메시지예요. 교사들의 기분 좋은 에너지가 아이들에게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각자 다른 주제를 준비해 와 소개하는 것도 수 년 째 매일같이 해 온 일이다. 알고 있던 지식이라도 현업에 종사하다보면 잊기 쉬운데, 다시 끄집어 내는 시간을 통해 마음가짐을 새로이 할 수 있다고 이 원장은 설명한다.

그의 노력 덕분일까. 은비까비어린이집은 지역 사회 내 평판이 좋은 어린이집으로 이름이 나 있다. 재직하던 교사가 출산 후 아이를 맡긴 것만 봐도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부실급식 보도로 전국의 어린이집에 전화가 빗발치던 와중에도 저희 원에 한 통의 확인 전화가 없었어요. 참 감사했죠. 저희 원을 믿고 계시다는 말이니까요.”

반면에 교사를 믿지 못하는 학부모와 마주할 때면 이 일이 유독 힘겹게 느껴진다. 25년 전 어린이집 교사로 이 분야에 들어 왔을 때만 해도 교사에 대한 신뢰가 지금과 같진 않았다고 이 원장은 회고한다. “그때만 해도 교사의 말과 행동을 학부모들이 있는 그대로 믿어주셨는데 요즘은 바른 말도 의심부터 하고 바라보는 분들이 많아요. 일부 교사가 행한 사건들로 전체 교사의 이미지가 하락한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듭니다.”

 

아이들에게 긍정마인드 전할 것

낮아지는 출산율과 추락한 교권,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이 원장에게 힘든 시기임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이번 수상에 감회가 새로운 그다. “한 길을 걸어 온 데 대한 격려와 앞으로 더 잘하라는 의미에서 주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믿는 만큼 아이들이 자라는 것처럼 교사들 역시 학부모들이 믿어줄 때 더 큰 사랑을 아이들에게 쏟을 수 있습니다. 교사와 부모, 아이들이 삼위일체가 될 때 비로소 완전한 교육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길러내는 데 신뢰를 바탕으로 힘을 함께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이 원장은 지금처럼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지금처럼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일의 계획입니다. 이 자리에서 늘 그래왔듯 웃는 얼굴로 아이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말을 이어 나가는 이 원장. 그의 웃음은 이 시대의 유아 교육 종사자들이 어떤 얼굴로 아이들을 대해야 하는 가를 알려주고 있는 듯 했다.

                                                                                                             최창근 기자.